비트코인 오픈채팅 만남 후 강제추행 혐의… 법원 “성적 의도 없었다, 무죄”

비트코인 투자 오픈채팅에서 만난 남녀. 술자리 중 허리를 잡은 남성,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 “성적 목적 입증 부족… 단순 접촉만으로 유죄 불가” 무죄 선고.
Oct 15, 2025
비트코인 오픈채팅 만남 후 강제추행 혐의… 법원 “성적 의도 없었다, 무죄”

비트코인 오픈채팅방에서 시작된 만남

2020년 6월,
비트코인 투자 오픈채팅방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30대 남성 A는
그곳에서 20대 여성 B를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몇 차례 대화를 나눈 뒤,
그들은 노원구 인근에서 실제로 만나 술자리를 갖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투자 이야기와 일상 대화로 시작됐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술기운이 올라갔고
서로를 조금 더 편하게 대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새벽의 거리에서 일어난 일


새벽 5시 무렵,
두 사람은 1차 술자리를 마치고 다음 장소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A는 B의 허리를 손으로 가볍게 짚었습니다.

 

B는 놀라서 “왜 만지냐”고 물었지만,
A는 “비틀거려서 잡아준 거다”라고 대답하며 바로 손을 뗐습니다.
잠시 뒤, 두 사람은 함께 산책을 하고 2차, 3차 장소로 이동했죠.

 

하지만 이후 B는 ‘두 번의 신체 접촉이 불쾌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공중장소에서의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또 한 번의 ‘허리 접촉’


문제는 그날 오전 9시경,
순대국집 입구 계단에서 다시 발생했습니다.


B가 먼저 올라가고, A가 뒤따라가던 상황에서
A가 B의 허리를 한 손으로 몇 초간 받쳐준 장면이 있었습니다.
B는 이 행동이 ‘또다시 허리를 만진 추행’이라며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나 A는 여전히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계단이 가팔라서 중심을 잡아준 것 뿐이었습니다.
일부러 만진 적은 없습니다.”


피해자의 감정 변화

재판에서 피해자 B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그가 만졌을 때 그냥 ‘괜찮아요’라고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순대국집 안에서
A가 제 가슴 크기를 추측하듯 말하고 행동해서
그때부터 앞선 행동들도 성적인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어요.”

즉, B는 사건 직후에는 문제를 삼지 않았지만,
A의 이후 성희롱성 발언을 듣고 나서야
‘그때도 의도적이었을 것’이라 판단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법원이 본 핵심 — ‘의도’는 입증되지 않았다

법원은 사건의 맥락을 세밀히 검토했습니다.

  • 사건 전, 비슷한 상황에서의 허리 접촉 두 차례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이 ‘혐의 없음(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었고,

  • 이번 사건 역시 길을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중의 짧은 접촉이었으며,

  • 피해자 역시 즉시 항의하거나 피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후 함께 산책하고 대화를 이어갔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A는 사건 며칠 뒤,
자신의 언행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깨닫고
변호인을 통해 직접 자수서를 제출했습니다.

“허리를 잠깐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추행 의도는 없었습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법원은 다음과 같이 결론내렸습니다.

“행위의 객관적 모습만으로는 성적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추행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 보기 어렵다.”

결국 A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판결의 의미

석원재 변호사

이 사건은 ‘추행의 고의(성적 의도)’가 얼마나 엄격히 요구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단순한 신체 접촉만으로는 강제추행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 접촉이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의도적 행위임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즉,

  • 상대의 신체에 닿았다는 사실,

  •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며,

  • 행동의 맥락과 의도를 함께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에서 ‘고의’ 입증은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특히 짧은 순간의 신체 접촉은,
상황에 따라 실수인지, 의도인지 구분이 모호합니다.

따라서 억울하게 혐의를 받는 경우라면

  • CCTV,

  • 당시 대화 내용,

  • 이후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통해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정황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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