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술자리 후, 노래방에서 벌어진 일
한 직장에서 일하던 남성과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회식 자리였고, 술잔이 오갔습니다.
회식이 끝난 뒤, 몇몇 동료들과 함께 노래방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여자는 “남자가 뒤에서 자신을 껴안고 가슴과 성기를 만졌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남자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서게 되었습니다.
2. 진술이 자꾸 달라지는 이유는?
하지만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여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뒤에서 껴안고 가슴과 성기를 만졌다”고 말했습니다.
상담기관에서는 “가슴과 엉덩이를 옷 위로 만지고 옷 속에 손을 넣으려 했다”고 했습니다.
법정에서는 “다른 동료가 잠들자 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처럼 상황 설명이 계속 달라지니, 법원은 그녀의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3. 다른 증거들과 맞지 않았다
게다가 여자의 진술은 현장의 정황과도 충돌했습니다.
그녀가 말한 시간대에 다른 동료가 같은 방에 있었다는 증언이 있었고,
CCTV에 찍힌 영상도 진술과 맞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강간하려 했다”는 말까지 했지만, 여러 사람이 있는 노래방에서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4.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동료가 아니었다
여자는 자신과 남자가 직장 동료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두 사람은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더 가까운 관계였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강제로 추행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졌습니다.
5. 술에 취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여자는 “술에 많이 취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영상을 보면 몸을 가누기 어려운 모습이었고, 경찰 보고서나 글씨체 등을 보더라도 상당히 취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부분도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렸습니다.
6. 법원의 판단 – 합리적 의심이 있으면 무죄
형사재판의 원칙은 단순합니다.
“합리적인 의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무죄.”
이 사건은 피해자의 말이 상황마다 달라지고, 다른 증거와도 맞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7. 이 사건이 주는 의미는?
석원재 변호사
성범죄 사건은 진술 하나하나가 판결을 좌우할 만큼 섬세한 영역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이유는 단순히 “증거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진술의 내용이 시기마다 달랐고, 그 내용이 다른 증거들과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범죄는 본질적으로 피해자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범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술이 모순되거나 객관적 정황과 다르면 그대로 유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언제나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억울하게 혐의를 받았다면, 단순히 “나는 그런 적 없다”고 말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피해자 진술의 변화, 증거의 모순, 사건 당시의 상황을 법리적으로 정리하고 반박 구조를 세워야 합니다.
이런 과정은 전문적인 분석과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며, 초기에 어떻게 대응 하느냐가 사건의 향방을 바꾸기도 합니다.
성범죄 혐의는 사회적 낙인이 큰 만큼, ‘빠른 대응’보다 ‘정확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실과 법리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죄를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