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밀쳤다? 그러나 무죄가 된 이유| 공무집행방해 무죄 판례 분석

유흥주점에서 경찰관에게 손을 밀쳤다는 이유로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사건
Nov 20, 2025
경찰을 밀쳤다? 그러나 무죄가 된 이유| 공무집행방해 무죄 판례 분석

1. 사건 개요

2019년 12월 31일 00시 24분.
창원 마산의 한 유흥주점에서 술값 문제로 112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출동한 경찰관 E, F는 피고인에게 상황을 확인하던 중 피고인의 언행이 점점 격해지자 제지를 시도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 경찰관 E에게 삿대질을 하고

  • 이를 제지하던 F 경위를 손으로 1회 밀쳤으며

  • 이는 적법한 경찰 직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벌금형 선고유예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 쟁점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이 한 번 밀친 행위가 경찰관에게 대한 고의적인 폭행인지,
아니면 경찰관이 먼저 과도하게 밀친 데 대한 반사적·방어적 대응인지 여부입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고의범입니다.
따라서 폭행의 의도와 적법한 공무집행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3.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현장 CCTV 영상을 중심으로 판단했습니다.
영상은 단 10초 남짓이었지만 사건의 본질을 확인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영상의 흐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피고인이 경찰관 E와 언쟁을 벌이며 손짓을 함

  2. F 경위가 먼저 피고인을 팔로 강하게 밀침

  3. 피고인이 다시 손짓하자 F 경위가 두 번째로 더 강하게 밀침

  4. 그와 거의 동시에 피고인이 반사적으로 F의 가슴을 밀쳐냄

  5. 이후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밀어 구석으로 몰아붙임

이 장면들은 피고인의 행동이 공격적 폭행이라기보다
경찰의 과도한 제지에 대한 즉각적 반응이라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장은 이미 감정적 긴장이 높았습니다.

  • 피고인과 경찰 사이의 언쟁이 길어짐

  • 여러 경찰관이 피고인을 둘러싸는 구조

  • 밀침이 여러 차례 발생하며 분위기 격화

이런 상황에서 피고인의 밀침이
“공무집행을 방해하려는 고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의 밀침은 경찰관 F가 먼저 두 차례 밀친 직후 즉각적으로 나타난
자연스러운 방어행위로 보이며,
공무집행을 방해하려는 적극적인 고의가 존재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그 결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4. 결론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무죄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경찰관이 먼저 과도하게 밀친 사실이 영상으로 확인됨

  • 피고인의 밀침은 반사적·소극적 방어행위

  • 공무집행방해의 고의가 증명되지 않음

  • 검사의 제출 증거만으로는 유죄 인정 불가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5. 판결의 의미

석원재 변호사

이번 판결은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이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되는지 잘 보여줍니다.

첫째, 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하려면 경찰의 직무집행이 적법해야 합니다.
과도한 신체접촉이 선행된 경우, 피고인의 대응은 방어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둘째, 공무집행방해죄는 고의범입니다.
순간적이고 반사적인 반응은 고의적 폭행으로 볼 수 없습니다.

셋째, CCTV 등 영상 증거는 사건의 실체를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영상과 공소사실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무죄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넷째,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인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원칙이 정확히 적용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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