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성희롱 아동학대 무죄 법원 “불쾌감과 범죄는 다르다”

여학생 앞에서 ‘생리’와 ‘성폭행’ 발언을 한 교사가 아동학대로 기소됐지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부적절한 발언이더라도 형사처벌 기준에는 이르지 않는다”
Oct 27, 2025
교사 성희롱 아동학대 무죄 법원 “불쾌감과 범죄는 다르다”

사건의 발단 — 담임선생님의 한마디

2019년 봄,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A씨
조회 시간 중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이전에 다른 학교에선 여학생이 생리 때문에 자주 결석했어.
너희도 생리로 조퇴하려면 보건실 확인증을 받아와.”

그 말은 남학생들까지 있는 교실에서 나왔습니다.

일부 여학생들은 불쾌했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며칠 뒤, 수업 중 A씨는 남학생의 이름을 장난스럽게 바꿔 부르며
“내가 너 성을 바꿔 불렀으니까 성희롱이네, 성폭행했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수업에서는 ‘윤리와 사상’을 설명하다가
“윤리와 사상? 아니, 윤락과 사상이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일로 인해 A씨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의 시각 — “성적 수치심을 일으킨 학대행위”

검찰은 A씨의 발언이 사춘기 여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유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교사라는 권위적 위치에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한 점을 들어,
이는 명백한 성적 학대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의 해명 — “교육 목적의 발언이었다”


A씨는 “생활지도 차원에서 학생들의 조퇴를 관리하려 한 것일 뿐”이라며
교육적 목적을 강조했습니다.

‘윤락과 사상’ 발언 역시 과목 이름을 패러디한 농담 수준이었다고 항변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 “불쾌감과 범죄는 다르다”


법원은 A씨의 발언이 부적절한 것은 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형사처벌의 기준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 ‘생리’ 언급은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단어이지만, 일상적이고 교육적 맥락에서 사용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 ‘성희롱’, ‘성폭행’ 언급은 수업 중 농담으로, 특정 학생을 겨냥한 것도 아니고 한 번으로 끝난 발언이었습니다.

  • ‘윤락’ 언급도 단어 유희에 가깝고, 학생을 성적으로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봤습니다.

법원은 “학생들이 불쾌감을 느꼈다 하더라도, 그 불쾌감이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거나 건강을 해칠 정도의 성적 학대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결의 의미 — “감수성은 필요하지만, 형사처벌은 신중해야”

석원재 변호사

재판부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교사의 언행은 분명 부적절하나, 시대가 요구하는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행동일 뿐, 형사법상 처벌에 이를 정도의 사회적 해악으로 보기는 어렵다.”

즉, 도덕적 비난 가능성과 법적 처벌은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 판결은 ‘성인지 감수성’이 사회적으로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형사처벌의 기준은 엄격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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